트럼프, 美 전직 대통령 첫 형사재판…첫날 배심원 구성 못해

입력 2024-04-16 09:28
수정 2024-04-16 09:29

미국 역사상 최초의 전직 대통령 형사재판이 15일(현지시각) 시작됐다. 피고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다만 첫날 재판은 배심원을 한 명도 선정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후안 머천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판사는 이날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과 관련한 장부 위조 혐의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의 첫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청사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에 "이것은 정치적 박해이고, 전에 없던 박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곧 미국을 공격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 서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는 우리 나라에 대한 공격이며, 우리 나라는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추문 스캔들을 덮기 위해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1억7500여만원)를 건네고 회사 장부에 허위 기재하는 등 34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는데,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첫 사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이후 기밀문건 유출, 대선 전복 시도 등 혐의로 3차례에 걸쳐 추가로 재판에 넘겨져 총 4건의 형사재판을 받아야 한다. 4개 사건 중 가장 먼저 재판이 시작된 것도 성추문 의혹 관련 사건이다.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이날은 배심원 선정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재판의 배심원 선정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 일찌감치 나온 가운데 실제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단 한 명의 배심원도 결정되지 않은 채 첫날 재판이 종료됐다.

배심원 후보자들은 이날 재판정에 나와 배심원 적격 여부를 검증받았다. 재판에 공정하게 임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거나 생계유지 등 특정한 사유가 있는 이들은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우선 배제된다.

뉴욕타임즈는 "배심원 선정에만 며칠 혹은 몇주가 걸릴 수 있으며, 재판 자체는 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형사사건 피고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재판 기간의 경우 야간 시간대에 선거 캠페인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