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경제수장 한 자리에…중동 위기에 '新3고'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24-04-16 01:00
수정 2024-04-16 06:38

한·미·일 3국의 경제수장이 모이는 재무장관회의가 17일 처음 개최된다. 물가와 환율 등 거시경제 이슈부터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영향까지 전방위적인 의제를 두고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 참석 등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최 부총리는 먼저 17~18일 이틀에 걸쳐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미국과 일본에선 재닛 옐런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장관이 각각 참석한다.

이번 재무장관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에 따른 것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미국, 일본과 각각 재무장관회의를 열어왔다. 한미 재무장관회의는 2016년과 2022년에 각각 개최됐다. 한일 재무장관은 2016년 이후 지난해 7년 만에 회담을 가졌다.

최 부총리는 회의 첫째 날인 17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첫 번째 세션에서 탄소중립과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등 다양한 주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제언한다. 이튿날인 18일 열리는 두 번째 세션에선 새로운 국제금융환경에 대응한 다자개발은행 개혁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국제금융 체제 개선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 세션과 별도로 이번 회의에선 최근 각국의 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의견과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오후 11시(현지 시각) 이란이 이스라엘을 전격 공습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어서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또 한 번 갈아치우면서 전장 대비 8.6원 오른 1384원에 마감했다.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신(新) 3고(高)’ 위기에 신음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세 국가 모두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얽혀있기도 하다. 한국은 회의 직전 열린 총선에서 정부 여당이 참패했다. 일본은 내각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이고,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최 부총리의 이번 출장엔 국제기구나 우크라이나 등 주요국 관계자들과의 만남도 연이어 예정돼있다. 최 부총리는 WB 국제개발은행(IDB) 등 국제금융기구 총재와 양자 면담을, 19일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한국의 빈곤 감축 성장기금(PRGT) 출연을 위한 서명식을 진행한다.

같은 날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로베르토 싸이폰 아레발로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을 만나 올해 한국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도 예정돼있다.

최 부총리는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과 만나 중장기 패키지 지원의 법적 기반 마련을 위한 한·우크라이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round table)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공약한 23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패키지에 대한 후속 조치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