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약화에 중동지역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이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EMP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EMP 펀드는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한다. 이미 종목이 분산된 ETF, ETN을 다시 배분하는 만큼 '초분산형 상품'으로 꼽힌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12일 기준) 국내 52개 EMP 펀드에 215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4882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비된다. EMP 펀드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나 ETN에 투자한다. 변동성이 높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올해 들어 전체 EMP 펀드의 수익률은 4.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도 채 오르지 못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상품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KB글로벌주식솔루션EMP증권자투자신탁'이었다. 미국, 인도 등 해외 주식형 ETF를 담는 상품으로 연초 대비 10.9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EMP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잘 살펴보고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EMP 펀드가 담고 있는 자산에 따라 위험과 수익률 차이가 나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해외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좋았다"며 "변동성 장세에 EMP 펀드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