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응할 것이란 예측이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15일(현지 시각)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15일)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 모두가 승리감을 지닌 채 다시 거리를 둠으로써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는 이란이 지난 13일 밤 이스라엘로 수백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날려 보내며 그간 영사관 폭격에 맞서 예고해온 '응징'을 강행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이스라엘의 향후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 통화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상황을 늦추고 우리가 겪은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와) 논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WSJ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여기에서 아무도 긴장 고조의 사다리에 오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응 시기와 강도를 놓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오후 전시내각을 구성하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과 만나 수 시간에 걸쳐 이란의 폭격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에서는 상당수의 각료가 보복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대응의 시기와 강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CNN 방송도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에 약 300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무력 보복이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공망으로 자국을 공격한 드론과 미사일의 99%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