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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S스틸의 주주들이 일본제철과의 합병안을 승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필두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US스틸은 12일 "주주총회에서 일본제철과의 합병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전체 보통주 발행량의 71%가 표결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98%가 합병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이번 거래가 설득력 있는 근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이 지난해 말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미국에서는 논란이 거세다. '미국 철강 산업의 상징'인 US스틸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게 되면 국가 안보를 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도 미 정치권이 일본제철의 인수를 적극 반대하는 이유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해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표심을 의식해서다. US스틸 주가는 작년 12월 인수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20% 넘게 올랐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주주의 합병 승인과 별개로 양사 합병이 종결되려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안보 우려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앞서 블룸버그는 CFIUS의 안보 우려 심사가 수개월은 걸리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뒤 백악관에서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노동자와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기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즉시 무조건 막을 것"이라며 합병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인수 후에도 2026년 이전에는 해고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14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하며 노조와 정치권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