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전력이 발주한 사물지능통신 구축 사업 입찰에 뛰어들기로 했다. “사물지능통신 회선은 수익에 도움이 안 돼 늘릴 생각이 없다”던 기조를 바꾼 것이다. KT의 참전으로 사물지능통신 시장을 둘러싼 통신 3사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한국전력이 발주한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용 모뎀 사업에 입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30일 입찰 마감일에 맞춰 입찰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에서 확보할 수 있는 사물지능통신 회선 수는 약 100만 개다.
KT가 사물지능통신 수주전에 나서는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KT는 사물지능통신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통신 3사의 사물지능통신 회선 수는 LG유플러스(715만5839개), SK텔레콤(698만1266개) 순이다. KT는 288만5355개로 가장 적다. 6개월 전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사물지능통신은 KT가 지난해 9월 무선통신 시장 2위를 LG유플러스에 빼앗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사물지능통신 회선을 대거 수주했다.
당시 KT 측은 “휴대폰 등 사람이 쓰는 무선통신은 KT가 여전히 2위”라며 “저가 사물지능통신을 수주하는 데엔 관심이 없다”고 반발했다. 사물지능통신은 월평균 사용금액(ARPU)이 수백~수천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KT가 전략을 바꾼 것은 ‘초연결’ 시대를 맞아 사물지능통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KT를 비롯한 통신 3사 모두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B2B 사업과의 시너지 때문에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사물지능통신 인프라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전력 사업은 두 권역으로 나눠 각 412억6472만원, 377억1313만원짜리다. 회선당 요금은 월 1000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이 사업에 입찰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