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는 이번에도 오명을 벗지 못했다. 범야권이 최대 210석 이상을 확보하며 개헌 저지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개표 결과 여당이 108석을 확보한 것이다. 출구조사와 정반대의 개표 결과가 나온 지역구는 18곳이었다.
출구조사에서 방송 3사는 더불어민주당이 178~19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12~14석 획득이 전망된 조국혁신당까지 합하면 범야권 전체 의석은 190~211석에 이르렀다. 국민의힘은 85~105석에 그칠 것으로 봤다. 최대 20석의 오차 범위를 두고 전망했음에도 해당 조사는 실제 의석수를 맞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최종 174석을 얻으며 예상치보다 4석 적었고,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3석 많았다. 72억8000만원을 들여 36만 명을 조사했음에도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개별 지역구 조사에서도 오차가 더욱 컸다. 서울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동작을에 대한 출구조사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4.6%포인트 차이로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론 나 후보가 류 후보를 8.03%포인트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서울 마포갑도 마찬가지다. 출구조사에서는 이지은 민주당 후보가 52.9%,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가 43.5% 득표하며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압승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개표 결과 조 후보가 이 후보에게 0.6%포인트 앞섰다. 경기에서도 성남분당갑·을, 화성을 등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지만 빗나갔다.
승패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득표율을 터무니없게 예상하기도 했다. 출구조사에서 14.6%포인트 차이가 나 민주당 압승이 예상됐던 양천갑에서는 황희 민주당 후보가 1.62%포인트 차이로 구자룡 국민의힘 후보에게 신승했다.
앞서 제21대 총선 때도 방송 3사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합해 153~178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07~13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양당은 예상 범위를 벗어난 180석, 103석씩 얻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