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따했다가 물렸어요"…하루 만에 17% 폭락 '피눈물'

입력 2024-04-11 07:35
수정 2024-04-11 07:39

유리기판 관련주 제이앤티씨의 주가가 널뛰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상따(상한가 따라잡기)'에 나서며 추가 상승에 베팅했지만, 하루 만에 17% 넘게 하락하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제이앤티씨는 3890원(17.52%) 하락한 1만8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8일, 제이앤티씨는 상한가인 2만2200원에서 마감하는 등 급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한가에서 매수했다면 하루 만에 17.25% 손실을 본 셈이다.

주로 개인이 투자금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상한가를 기록한 8일에만 개인은 제이앤티씨 주식 1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따'를 했지만 실패한 셈이다. 상따는 상한가 종목을 추격 매수해서 다음 날 팔아 차익을 얻는다는 의미다. 상한가에 매물이 쌓여 있는 만큼 다음 거래일 매수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하는 투자방법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더 오를 줄 알고 제이앤티씨 상따했다가 물렸어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제이앤티씨는 유리기판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초 1만2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8일 2만원대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기판에 쓰인 플라스틱 등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한 기판이다. 유기기판보다 데이터 처리량이 약 8배 많지만, 전력 소비는 절반가량 낮아 '꿈의 기판'으로 불린다. 인공지능(AI)이 급격히 확산하며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는 유리기판이 차세대 기판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앤티씨는 글로벌 유리기판 소재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제이앤티씨는 이미 글로벌 업체들과 공급을 논의하고 있으며, 올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6~2027년께 양산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주가하락은 교환사채 물량때문으로 보인다. 교환사채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발행기업이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작년 8월과 9월 제이앤티씨의 모회사 진우엔지니어링은 제이앤티씨 주식을 대상으로 교환사채권을 발행했다. 회사채 만기 전 제이앤티씨 주가가 1만2000원이 넘으면 사채권자는 사채를 제이앤티씨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이었다.

지난 8일 제이앤티씨는 253만3332주의 교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총수 대비 4.37%에 해당한다. 제이앤티씨는 유통물량이 적은 '품절주'이기에 시장에 주는 영향은 더 컸다. 작년 말 기준 최대주주 진우엔지니어링 측의 지분율은 71.58%에 달했다. 유통물량이 한순간에 30%대 중반으로 늘어나면서 주가하락을 부추긴 것을 해석된다.

회사 측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제이앤티씨 관계자는 "작년 회사 주가가 8000~9000원대에 머무를 때, 주당 1만2000원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투자를 유치했다"며 "회사 주가가 오르며 교환청구권이 행사됐지만, 9일 시장에서 이 물량이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교환사채는 60억원어치 남아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향후 신사업 투자가 구체화하면 추가 자금 조달 시기, 규모가 결정될 것이며 현재로서 전환사채(CB)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