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작년 12월 첫 선을 보인 라면 특화점 ‘라면 라이브러리’(CU 홍대상상점)의 외국인 고객 비중이 65%에 달했다. K라면 명소로 이름난 영향이다. 도서관 책꽂이 느낌의 선반에는 책 대신 봉지 라면이 빼곡히 꽂혀 있다.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기도 곳곳에 놓여 있다. 여기에 컵라면 모양 테이블까지 갖췄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라면 종류는 360여 개. 대형마트나 일반 편의점에서 구하기 힘든 라면도 보인다.
2호점 출점지를 고심해온 CU가 선택한 지역은 서울 잠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 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 ‘라면 라이브러리’ 2호점(CU 잠실선착장점·사진) 영업을 시작했다. 1호점 특성을 그대로 살려 매장 한쪽 벽면을 120여 종의 봉지라면과 컵라면으로 채웠다. CU 관계자는 “비수도권에 2호점을 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점을 고려해 잠실로 바꿨다”며 “선착장이란 점포 특성을 활용해 한강 유람선을 기다리면서 라면을 먹는 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면 라이브러리를 찾는 방문객이 라면만 사는 건 아니다. CU에 따르면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에서 라면을 구매한 소비자의 82.5%가 간편식 등 다른 상품도 함께 샀다. CU는 이 같은 특화 매장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매장이 아니라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 수준이다. 8조원 넘는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2500억원 정도다.
CU는 향후 이 같은 특화 매장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최근 인천 영종도 내 복합리조트 ‘모히건 인스파이어’에도 외국인 전용 코너를 갖춘 편의점을 열었다. 라면, 스낵, 디저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할 만한 상품들로 매대를 채웠다. CU는 라면에 이어 맥주·스낵 특화 매장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