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 발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읽기, 수학, 과학 지식은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학생의 미래 역량을 갖춘다는 측면에선 충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신기술 혁신성이 중요하다. 주입식 암기학습은 비효율이 우려된다.
창의적 사고와 융합적 실천력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출하는 능력을 채우지 못하는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 문제풀이식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지식을 이용해 원하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가는 힘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나라가 공동체와 집단 속에서 개인의 적응력을 극대화하는 데 미래 교육목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의 지식과 기술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사고와 행동을 전환하는 역량을 갖출 수만 있다면 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서 역량이란 능력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활용하는 힘으로, 앞으로 다가올 사회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청소년이 미래 필수 역량을 갖춘다면 자기 삶의 토대를 공고히 하고, 사회적 성과를 이뤄 종국적으로 시민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를 알아야 대처하지 않겠는가? 청소년이 꼭 갖춰야 할 능력은 자아, 신체, 갈등 조절, 성취동기, 대인관계, 의사소통, 문제 해결, 시민성 등 여덟 가지다.
첫째로 자아 역량과 신체 역량을 ‘토대(土臺) 역량’이라고 한다. 청소년기 혼란스러운 몸과 마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힘이다. 순간적 충동과 격정, 본능적 행동을 다스리지 못해 비난받지 않도록 마음을 다지고 내면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실행(實行) 역량’은 나와 관계된 주변을 통제하는 것으로 갈등 조절, 성취동기, 대인관계, 의사소통, 문제 해결 등으로 구성된다. 공동체와 사회생활에 필요한 관계 조절, 협업, 사고력 등은 재능을 발휘하는 동기이자 차별화를 만드는 힘이다. 다양한 지식을 갖춰도 동료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그 재능은 찻잔 속의 미풍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시민성(市民性) 역량’이 있어야 한다. 시민성을 갖춘 청소년은 타인을 배려하고 재능을 나누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간다. 가슴으로 나누는 따스함을 경험한 청소년은 분명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청소년기에 역량을 갖춤은 미래사회를 위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누구나 서로 다른 크기로 역량을 갖고 태어났겠지만, 태어난 크기대로 삶과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다. 여덟 가지 역량 중 어떤 부분이 부족해 힘든지, 보완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채울 수만 있다면 청소년은 맞이할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