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DX의 중심 양자 인터넷을 향한 첫걸음, 양자암호통신

입력 2024-04-07 18:05
수정 2024-04-08 00:15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란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핵심 요소는 데이터와 네트워크 그리고 인공지능(AI)이다. 특히 네트워크는 1980년대 후반 인터넷 서비스가 상용화된 뒤로 급격하게 발전해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100만 배 이상 고속화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런 발전에 발맞춰 점점 거대해지는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인 테라급 네트워크 연구망과 함께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융합한 네트워크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망과 양자통신 간 기술적 융합과 혁신의 최종 목표는 양적으로 거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면서도 네트워크 보안을 최대로 보장하는 미래 인터넷의 구현이다.

특히 국가 12대 전략기술에도 선정된 양자 기술 중 양자키 분배 기술(QKD: quantum key distribution)은 상용화 수준까지 발전한 대표적인 양자암호통신 기술이다. 기존 암호화 시스템에서 공개키 암호화를 기반으로 한 암호키 공유는 높은 연산 능력을 갖춘 계산 장치가 개발될 경우 보안성의 근간이 되는 문제를 대체해야 한다. QKD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복제 불가능성, 중첩 등 양자역학적 성질을 이용해 송수신자 사이에서만 암호키로 사용할 수 있는 임의의 비트열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어 양자 디지털서명, 양자 공개키 암호 등 다양한 양자암호 기술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KISTI는 양자암호통신망 운영에 필수적인 양자키관리시스템(QKMS: quantum key management system)을 자체 개발해 시험망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 2019년 국가용 양자암호 시험통신망 개통을 시작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 정보센터의 대전~오창 간 양자암호시험통신망을 시범운용하고, 항공우주연구원 위성정보센터 양자암호시험통신망 등을 운영 중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양자 인터넷을 미래의 인터넷에 활용하려면 다양한 환경에 시범 적용해 유용성을 꾸준히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야 한다. 양자 인터넷이 얼마나 빠르게 현재의 인터넷을 완전히 대체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급속하게 거대화하는 데이터의 양과 빠르게 발전하는 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새로운 양자 계층이 기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계층이 할 수 없던 역할을 대신 수행할 시기가 올 것은 자명하다.

KISTI는 최고치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가연구기관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양자암호통신의 QKD를 개발하고, 해당 네트워크에 기술을 실제 적용해 그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미래 인터넷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또한 양자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대비해 기존의 인터넷과 양자 인터넷을 이어줄 수 있는 계층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자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계층을 과학기술연구망에 빠르게 접목해 상용 인터넷으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