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미 주지 말자"…총선 불똥 튄 '복면가왕 9주년'

입력 2024-04-07 17:15
수정 2024-04-07 17:52

커다란 파란색 숫자 '1'을 일기예보 그래픽으로 썼다가 논란이 된 MBC가 이번에는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을 결방한다고 7일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기호 9번이 연상된다는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전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4월 7일 일요일 방송 예정이었던 '복면가왕'은 제작 일정으로 인해 결방한다"고 밝혔다. 출연자들이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불러 대결하는 복면가왕은 2015년 4월 5일 시작해 올해 9주년을 맞았다.

이날 방송은 복면가왕 9주년을 맞아 '은하철도 999' 등 9를 강조한 선곡과 연출로 꾸며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의 예고편을 보면 그래픽에 9가 많이 쓰였고, '출9(구) 없는 매력의 대결!' 등 9를 강조했다.

한겨레 등 일부 언론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책잡힐 수 있으니 빌미를 주지 말자'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기호가 9번이라 총선을 사흘 앞두고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MBC는 방송을 한 주 미루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MBC는 앞서 뉴스데스크 날씨예보에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최저값을 강조하며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썼다.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당색과 기호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일었고, 방송통신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 결정을 받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