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환자를 구하기 위해 차량 창문을 맨손으로 뜯어낸 경찰관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오후. 한 시민이 울산 화봉파출소로 달려와 "마트 앞에 차가 세워져 있는데, 차 문이 잠겨 있다"며 "기어 위치도 중립(N)인데, 문을 두드려도 사람이 못 일어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장기준 순경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10초 만에 도착한 장 순경은 도로 한가운데 대각선으로 정차된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며 몸을 떨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장 순경은 '레스큐미'를 사용해 조수석 창문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레스큐미는 비상 상황 시 차량의 벨트를 자르고 유리를 깰 수 있는 '차량용 비상 망치'를 말한다.
장 순경은 맨손으로 창문 유리를 뜯어내기도 했다. 급히 문을 개방하는 과정에서 그는 손에 상처를 입었다.
운전자는 맥박은 있었으나 의식 반응이 없던 상태였다. 이에 장 순경은 환자의 팔과 어깨, 다리 등을 계속 주무르며 상태를 살폈고, 구급 차량에 인계했다.
이 모든 조치는 최초 신고 후 5분 만에 이뤄졌다고 한다. 장 순경의 신속한 대처로 운전자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장 순경은 사고처리 이후 곧바로 응급 외상 치료받고 호전 중이다"고 밝혔다.
장 순경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당시 너무 긴급한 상황인 게 보여 몸이 먼저 반응한 거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