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상승 폭을 키운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에서 급매가 소화된 이후 호가가 높은 상황에서도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하락 우려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02% 상승했다. 전주 기준으로 서울 집값이 18주 만에 상승 전환했는데, 이보다 상승 폭을 더 키운 셈이다.
강북권 집값 상승이 도드라졌다. 마포구가 0.13% 상승해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대흥동 '대흥동태영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12일 11억4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인 10억2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상승했다.
상수동에 있는 '래미안밤섬리베뉴1' 전용 59㎡ 역시 지난달 13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직전 거래인 12억3000만원보다 9000만원 뛰었다. 성산동 '성산월드타운대림' 전용 84㎡는 지난달 9억원에 팔렸는데, 2022년 2월(9억5000만원)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9억원대에 진입했다.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가 완전히 얼어붙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풀렸다"며 "한두 건씩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주인들도 기존보다 조금씩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0.06%)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태원동에 있는 '청화1' 전용 104㎡는 지난달 21억8000만원에 거래돼 마지막 거래인 지난해 4월 18억9000만원보다 2억9000만원 뛰었다. 성동구(0.04%)도 서울 집값 상승률을 웃돈다.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59㎡는 지난 23일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거래인 14억5500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밖에 성북구(0.05%), 송파구(0.05%), 서초구(0.04%) 양천구(0.04%)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노원(-0.02%), 도봉(-0.05%), 강북(-0.01%), 중랑(-0.01%), 구로(-0.01%), 금천(-0.03%), 관악(-0.02%) 등 외곽은 여전히 하락 중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과 단지별로 상승과 하락이 뒤섞여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하락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며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도 희망가 유지에도 불구하고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도 이번 주 보합(0.0%)을 기록해 하락세를 멈췄다. 연수구(0.01%)와 남동구(0.01%)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기는 0.03% 내려 하락 중이지만 전주(-0.06%)에서 낙폭을 줄였다.
서울 전셋값도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 주 0.07% 올라 전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동대문구(0.16%)는 전농동과 장안동을 중심으로, 동작구(0.14%)는 흑석동과 사당동 주요 단지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중랑구(0.13%)는 상봉동과 신내동 중소형 면적대에서, 마포구(0.11%)는 아현동과 염리동 등 교통 환경이 양호한 곳을 중심으로 올랐다. 구로구(0.1%), 강서구(0.08%), 금천구(0.08%), 양천구(0.07%) 등도 전셋값이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전세 물건이 부족한 역세권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위주로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전세 물건 가격도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