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은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이 허 회장을 체포해 수사하자 한 차례 입장문을 냈던 SPC그룹은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어지자 좀 더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당분간 더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SPC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허 회장은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13일 검찰로부터 최초 출석 요구를 받고 중요한 사업상 일정으로 인해 단 1주일의 출석일 조정을 요청했으나 합당한 이유 없이 거절당했다"며 "3월25일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자 했으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가 중단됐을 뿐,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의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영인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전날 법원에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일 허 회장을 체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하는데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그동안 허 회장의 조사 태도,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약 3년간 SPC 자회사 PB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은 이날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