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각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인 기술 생태계를 미국에서 확대하겠습니다.”
김광록 프라이머사제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는 자신이 받은 혜택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의미의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라는 말이 있다”며 “강한 유대감을 지닌 중국인, 이스라엘인 집단처럼 한인사회에도 이런 문화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최대 규모 한인 커뮤니티인 ‘82스타트업’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82’는 한국의 국가 전화번호다. 올해 1월 열린 행사에는 한인 창업자·투자자, 엔지니어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인 9명이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건 없나 찾아보는 모임으로 시작했다”며 “2020년엔 300명, 작년에는 700명이 모였고, 뉴욕에서도 행사를 개최하는 등 매년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를 82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오는 6월 첫 한인 바이오 네트워크 행사인 ‘K바이오 X’ 행사를 열고, 9~10월에는 뉴욕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미국 UC버클리로 유학 왔다. 그리고 같은 학교에서 만난 이기하 대표와 2005년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내렸다. 김 대표는 “2017년까지 4년간 60개 스타트업에 총 600만달러(약 78억원)를 투자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아 2018년부터 본격적인 벤처캐피털 사업에 나섰다”고 했다. 벤처캐피털인 프라이머사제는 2018~2020년 4300만달러 규모 1차 펀드를 조성했고, 2021년부터 지금까지 두 번째 펀드를 1억3500만달러 규모로 조성해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말부터 2억달러 규모의 3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