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푸딩, 생분해 용기, 장애인 커리어 플랫폼, 수어 통역 플랫폼….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2024 KT&G 국제 대학생 창업교류전’에서 참가자들이 선보인 아이템이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이 대회에선 한국 인도네시아 몽골 필리핀 등 7개국의 15개 팀이 참가해 창업 아이디어 경쟁을 벌였다. 통역 및 행사 진행을 돕는 서포터스까지 포함하면 총 87명의 대학(원)생이 참가했다.
KT&G 국제 대학생 창업교류전은 국내 최초 대학생 창업경진대회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KT&G가 후원했다. 올해 대상은 맹그로브 자원을 활용한 제품 생산 모델을 제시한 인도네시아3팀이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구정모 목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참가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규모 자원을 활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편의성 높인 아이템 훌륭”
올해 대회 참가자들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아이템을 많이 제안했다. 금상을 받은 필리핀1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장애인 커리어 개발 플랫폼 ‘PW드림(PWDream)’을 선보였다. 팀원들은 “전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장애인에게도 동등한 사회 참여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장애인 이용자가 플랫폼에 이력서를 올리면 AI가 경력을 분석해 적합한 인턴십·장학금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식이다.
은상을 받은 몽골1팀은 언어장애인을 위한 수어·음성 통역 플랫폼 ‘웰컴(WellCom)’을 내놨다. 전 세계 인구의 5%가 청각장애인이라는 통계에 착안했다. 플랫폼에는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100개를 내장했다. 향후 이를 6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친환경 아이디어 ‘봇물’기후변화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제품, 서비스와 관련한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됐다. 동상을 받은 인도네시아1팀은 생분해 포장용기 ‘아카(AKAR)’를 선보였다. 코코넛, 사탕수수 부산물 등 자연원료를 활용했다. 땅에 묻으면 5시간 이내에 분해된다.
동상을 공동수상한 대만2팀은 남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푸드마켓 플랫폼 ‘오우케(OUKE)’를 내놨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식당·편의점·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과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참가자들은 대만에서 매년 62만t의 음식이 낭비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돈을 절약할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심사위원을 맡은 김세진 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교수는 “북미에서도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개별 지역에서 최적화가 잘 된다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높은 사업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처음 참가한 러시아에 ‘특별상’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한 러시아팀은 특별상을 받았다.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을 장착해 비접촉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링 ‘엑셀리온’을 선보였다. 심사위원을 맡은 이재진 한국표준인증원 심사원은 “모국이 전쟁 중인데도 창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대회에 참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미경/김동주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