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1' 날씨 예보에 '관계자 징계'…MBC "언론 탄압"

입력 2024-04-04 16:35
수정 2024-04-04 16:36

'MBC 뉴스데스크'에서 날씨를 전하며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한 것과 관련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선방위는 4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13차 회의를 열고, 지난 2월 27일 자 'MBC 뉴스데스크'의 날씨 예보 방송에 대한 의견 진술을 들은 뒤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선방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된다.

앞서 MBC는 지난 2월 27일 저녁 뉴스 말미 기상 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고 전하는 과정에서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화면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킨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권재홍 위원은 "당일 서울 시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도 아니어서 뉴스 가치가 없는데 1을 부각했다"고 지적했고, 임정열 위원은 선거 국면임을 언급하며 "순수한 날씨 정보였다면 1 옆에 미세먼지 농도라고 자막을 달든지 단위를 표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환 위원은 과거 TBS에서 '1 합시다' 캠페인을 했다가 사회적 물의를 빚자 스스로 내렸던 것을 거론하며 "선거운동 기간 미디어가 전하는 내용은 유권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은 "가벼운 날씨 보도에 대해 이런 식의 정치 프레임을 씌워서 공격한 것을 선방위에서 정색하고 심의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심의 자체가 언론 탄압의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편파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매섭게 질책 돼야 하지만 이 날씨 보도가 그것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