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과 충남 아산, 경북 포항 등 지방 주요 지역에서 분양권 손바뀜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금리와 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 분양 물건을 노리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충남 아산의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에서 올해 들어 이날까지 368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올해 1월 1순위 청약에서 52.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인 단지다. 수도권 전철 1호선 탕정역, KTX와 SRT가 지나는 천안아산역, 각종 산업단지 등이 가까워 입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단지는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해 분양권 매물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프리미엄(웃돈)은 최대 1억여원에 달한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4억1850만~4억8010만원이고, 평균 시세는 약 5억원이다. 2월엔 전용 84㎡ 26층 분양권이 5억8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작년 6월 15.6 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남구 ‘대연 디아이엘’도 전매제한 기간(6개월)이 풀린 올해 들어 분양권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까지 312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최고 8억2696만원이었는데, 분양권은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역세권(부산지하철 2호선 못골역) 대단지(총 4488가구)라는 게 장점이다.
포항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데도 일부 단지에서 분양권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미분양이 3447가구나 된다. ‘힐스테이트 초곡’(234건), ‘한화포레나포항’(215건), ‘포항역 삼구트리니엔’(109건) 등 흥해읍에 들어서는 단지에서 100건이 넘는 분양권 계약이 체결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권이 한때 ‘무피’(프리미엄 없음)나 수천만원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수준까지 내려간 포항 등은 가격이 바닥이라고 생각한 수요자가 매수에 가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세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 공급 물량을 따져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안 한양수자인에코시티’(충남 천안·235건), ‘더샵거제디클리브’(경남 거제·149건), ‘금남로중흥S클래스 & 두산위브더제니스’(광주 북구·145건) 등도 분양권 손바뀜이 많은 단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