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14년만에 파우스트 무대에

입력 2024-04-03 14:50
수정 2024-04-03 14:55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로 2024년 시즌을 야심차게 시작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두 번째 시즌 오페라로 프랑스 오페라의 진수 <파우스트>를 무대에 올린다.

화려하고 장대한 프랑스 정통 ‘그랑 오페라’<파우스트>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제작하는 프로덕션으로, 오페라 전문 제작극장의 역량을 총동원해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의 샤를 구노(Charles Gounod)가 작곡한 5막의 오페라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가 독일에 실존했던 파우스트 박사의 전설에 영감을 받아 전 생애를 바쳐 쓴 희곡 ‘파우스트, 비극 1편’을 기반으로 한다.

프랑스의 극작가 미셸 카레(Michel Carre)는 이를 기초로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트’라는 연극 대본을 작성하였고, 후에 쥘 바르비에(Jules Barbier)와 함께 오페라 <파우스트>의 대본을 완성하게 된다. 내용은 백발의 노인이 된 파우스트 박사가 평생에 걸쳐 섭렵한 모든 학문들의 부질없음에 괴로워하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자신의 영혼을 바쳐 젊음을 돌려받는 거래를 하고, 온갖 악행 끝에 결국 파멸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859년 3월 19일 파리의 리리크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보석의 노래’, ‘정결한 집’, ‘금송아지의 노래’, ‘병사들의 합창’ 등 유명 아리아와 합창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또한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의 <메피스토펠레>, 엑토르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의 <파우스트의 겁벌> 등 괴테의‘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구노의 이름을 전 유럽에 널리 알린 출세작이 되었다.

이번 대구오페라하우스 <파우스트>의 지휘는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대한민국 차세대 마에스트로 김광현이 맡았다. 국공립 음악단체 수장으로는 최연소로 원주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역임했으며 오페라, 발레, 교향악 연주 모두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기로 정평이 난 지휘자다.

출연진들도 ‘국가대표’ 급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데뷔한 테너 신상근, 유럽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해 온 테너 석정엽이 주인공 ‘파우스트’ 역을 맡았으며, 독일 궁정가수에 선정된 ‘바이로이트의 영웅’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대구 출신으로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이스 전태현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현재 오페라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소프라노 이혜진과 김진솔이 순수한 여인 ‘마르게리트’ 역을 노래한다. 또 바리톤 김만수와 이호준, 베이스 신명준, 메조소프라노 이재영과 김보라, 이아름과 김예은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오페라 <파우스트> 연출을 맡은 이회수는 고전에서 창작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연출해 온 베테랑 연출가다. 그는 이번 작품의 무대연출에 대해 “인류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각 개인에게 축적된 지식과 종교, 문화와 욕망 등 인류의 역사를 상징하는 작은 상자들을 여러 가지 형태로 쌓아올려 인간군상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각각 다른 느낌을 주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조명기들을 활용하여 빛의 충돌과 이질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는 원작의 유명세와 뛰어난 작품성, 유려한 아리아 등 여러 장점에 비해 국내에서 자주 만나기 힘든 프랑스의 대표오페라”라며, “오페라 전문극장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대구 시민과 전국 오페라 애호가에게 더욱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것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시즌오페라 <파우스트>는 4월 19일(금)과 20일(토), 26일(금)과 27일(토) 공연 예정이다.
오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