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만 동부에서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출근시간대에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오후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고 건물 20여채가 무너지는 등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지진 영향으로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해안 지역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나 큰 피해 없이 해제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전 7시58분(현지시간) 대만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EMSC에 따르면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명의 관광도시 화롄(花蓮)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20㎞로 관측됐다.
이로부터 10여분 뒤에는 규모 6.5의 여진이 이어졌다. 여진은 총 25차례를 넘었다.
일본 기상 당국은 규모를 당초 7.5에서 7.7로 상향했고 중국은 7.3으로 관측했다. 대만 당국은 규모가 7.2라면서 이는 규모 7.6의 지진으로 약 2400명이 숨지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우젠푸 대만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까운 얕은 층이어서 대만 전 지역에서 지진을 느껴졌다고 밝혔다. 우 센터장은 앞으로 3∼4일간 규모 6.5~7.0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갔다고 알렸고 이후 일본과 필리핀도 주의보를 잇달아 해제했다.
로이터는 이번 강진으로 인해 150㎞ 안팎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8만70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대만 소방 당국은 지진으로 진앙과 가까운 화롄 지역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97명에 달했다.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라인 직원들은 대피령에 따라 한때 일터를 떠났다가 복귀했다. 이에 따라 일부 반도체 생산이 한동안 중단됐다.
이와 관련, 신주 과학단지 관리국은 TSMC가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예방적인 차원에서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을 가동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일본은 지진 피해를 본 대만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