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달 표면의 시간을 하나로 통일해 사용할 수 있도록 '달 표준시' 제정을 미 항공우주국(NASA)에 지시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간 달 탐사 경쟁이 속도를 내자 백악관이 우주 탐사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이같은 지시를 했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2026년까지 달 및 다른 천체를 위한 통일 표준 시간 제정을 NASA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STP)은 "원자시계를 달 표면에 배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달은 지구와 중력이 달라 시간이 가는 방식이 다르다. 달에 있는 사람이 지구 시계를 가지고 있으면 중력 차이로 인해 하루 평균 58.7마이크로초(100만 분의 1초)씩 느려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OSTP는 "달에 표준 시간이 없으면 우주선 간 안전한 데이터 전송 및 통신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달 궤도의 경로 작성과 위치 설정에 중대한 오류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달 표준시는 여러 국제기구나 아트테미스 협정을 통한 국제적 합의를 거치는 방식으로 제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NASA가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낼 예정인 만큼, 달 표준시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2026년까지는 나올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의 인간 및 로봇탐사국 베른하르트 후펜바흐 박사는 "하루의 길이가 29.5일이나 되고 꽁꽁 얼어붙는 밤이 14일간 계속되는 달의 표준시를 만드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라며 "달 표준시를 만든다면 다른 행성 표준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