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한 경찰 폭행…'민주당 김병욱 사건' 법학 사례집 실렸다

입력 2024-04-03 10:34
수정 2024-04-26 13:30

술값 시비가 붙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주먹을 휘둘러 '공무집행방해·상해'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의 사건이 법학 사례집에도 실려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13년 2월,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 및 여사장과 술값 시비가 붙었고, 이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검문에 응하지 않고 몸싸움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관의 턱을 팔꿈치로 때리는 등 상해를 가해 2014년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야이 XXX들아. 너희 업주랑 한편이지? 너희 내가 거꾸로 매달아 버릴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김 의원의 사건은 변호사시험이나 경찰 승진 시험 등에 대비하기 위해 쓰이는 '사례형사소송법' 교과서에 실려 있다. 사례집에선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일부 각색됐지만, 장소를 제외한 모든 상황은 대법원 판결에 나온 그대로다.

당시 김 의원이 해당 사건에 상고장을 내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행위에 위법이 있었다고 주장했기에, '불심검문의 방법과 절차'의 사례로 실린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2월에 내려진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술값을 내지 않고 가려다 실랑이가 있었다'는 신고에 현장으로 출동한 순경과 경사의 "상황을 설명해주십시오"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피하는 과정에서 순경의 멱살을 잡고, 경사의 턱을 가격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은 "당시 단순한 정지 요구를 넘어 피고인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법')상의 불심검문에 수반되어 허용될 수 있는 '정지'라고 할 수 없고, 특히 출동한 경찰관들이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거나 소속, 성명 등을 밝히지 않고 법 제3조 제4항도 위반하였으므로, 경찰관들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닌 불법 체포·감금에 해당하고, 몸싸움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은 정당행위이거나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순경과 경사가 출동 전 '술값과 관련한 실랑이가 있었다'고 들었다는 점 △현장에 출동했을 때 여종업원이 피 묻은 휴지를 얼굴에 대고 있었다는 점 △순경이 질문을 시도했으나 응하지 않고, 출입문 쪽으로 나가려고 했다는 점 △상황 설명을 요청하는 순경에게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은 점 등에 비추어 '공무집행 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경찰 정복 차림이었으며, 김 의원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 적도 없고, 욕설을 하며 바깥으로 나가려고 한 행위로 미루어 자신의 범죄 행위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김 의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불심검문의 방법과 적법성'과 관련해 중요한 사례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한편, 김 의원은 경찰 폭행 전과가 알려지자 전날 "이 사건은 11년 전 일어난 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저의 부덕의 소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알려드립니다] 《출동한 경찰 폭행…'민주당 김병욱 사건' 법학 사례집 실렸다》 기사 관련

본보는 4월 3일자 《출동한 경찰 폭행…'민주당 김병욱 사건' 법학 사례집 실렸다》 기사를 통해 김병욱 후보와 관련한 판결문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만 해당 판결문의 사례집 내용이 김병욱 후보와 관련된 사건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