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조용한 응원이라는데…與 "선거 개입"

입력 2024-04-02 16:38
수정 2024-04-02 16:39

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2일도 유세 현장을 찾았다. 그는 전날 경남 양산과 부산 사상을 찾아 '깜짝 유세 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전 울산 동구 보성학교 전시관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문 전 대통령은 동구에 출마한 김태선 민주당 후보를 만나 인사를 나눈 후, 지역 유권자들과 차례로 악수하거나 사진을 찍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너무나 중요한 선거"라며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를 찾아 조용히 응원을 보내고 있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김 후보에 대해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며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 산업을 되살렸듯이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당선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후에는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과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인연이 있는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그의 지역 공약사항이었던 태화강 국가정원을 거닐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중구 출마자인 오상택 민주당 후보를 격려했다. 이곳에서 그는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우리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다. 막말과 독한 말이 난무하는 저질의 정치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현 정부를 겨냥해 쏘아붙였다.

그는 남구 삼호동에서도 남구 출마자인 전은수 민주당 후보와 만나 덕담을 나눴다. 궁거랑길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을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선거개입'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대위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퇴임 후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이 어제 부산 방문에 이어 오늘은 울산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선대위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국회의원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시선은 이 모든 불법의 최종 책임자인 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선거유세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