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대규모 적자' 발표 후 21% 급락…거품 꺼지나

입력 2024-04-02 08:32
수정 2024-04-02 08:3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SNS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트럼프 미디어)이 대규모 순손실을 발표하며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트럼프 미디어는 전날보다 21.47% 하락한 48.66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장 당일이었던 지난달 26일에는 주가가 장중 60% 치솟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상장 3거래일 만에 상장 전 가격(25일 종가·49.95달러)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시가총액은 약 20억달러 증발해 65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가 급락을 야기한 것은 회사 측의 손실 공시다. 트럼프 미디어는 작년에 5820만 달러(약 790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도에 5050만달러의 순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손실 대부분은 이자 비용(3940만달러)이 차지했다.

매출은 410만달러(약 56억원)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트루스 소셜이 수주한 광고에서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는 “작년 말에 거의 모든 자금을 소진했고, 추가 자금 조달 없이는 살아남지 못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트럼프 미디어가 적자 기업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트럼프 미디어는 상장을 앞두고 작년 9개월간 4900만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로 구성된 주주들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고, 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오를 수 있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사회의 특별 승인을 얻어 주식을 조기에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비용과 선거 비용으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WSJ은 “트럼프가 주식을 팔지도 모른다는 우려 역시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 상승 회의론에 불을 지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소유한 트럼프 미디어 지분 가치는 지난주 최고치(약 60억달러)에서 40%가량 줄어 37억달러로 감소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