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꺾은 아우?…'침대 1위' 팽팽한 신경전

입력 2024-04-01 18:04
수정 2024-04-09 15:59
국내 1, 2위 침대 브랜드인 에이스와 시몬스가 연 매출 기준을 놓고 또 한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만년 2위’ 시몬스가 지난해 매출이 역대 최대인 3138억원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1일 발표하면서다. 이는 줄곧 시장 1위를 지켜온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매출(3064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시작해 두 아들이 각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남인 안성호 사장에겐 에이스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사장에겐 시몬스침대를 물려줬다. 두 회사의 실적은 형제간 자존심을 건 경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시몬스의 이날 발표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아직 에이스침대의 매출이 시몬스보다 수백억원 더 많을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시몬스는 소비자가격을, 에이스는 도매가격을 매출액으로 집계하는 차이 때문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도 이날 “절반 이상의 점포가 대리점으로 운영되는 에이스는 소비자가격이 아니라 도매가격을 매출액으로 집계한다”며 “100%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자가격을 매출액으로 집계하는 시몬스와는 기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스침대 매장은 대리점 133곳, 백화점 73곳, 온라인 25곳 등 총 231개다. 에이스침대가 대리점에 판매하는 도매가는 권장소비자가격보다 28%가량 낮다. 가구는 판매자표시가격제로 판매하는 제품군이다. 실제 판매자인 대리점주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다. 정확한 실제 매출은 알 수 없지만 공시한 매출액에서 최소 5%(153억원) 이상, 많게는 10%(306억원)가량 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를 더할 경우 에이스의 연 매출은 3217억~3370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몬스는 2018년까지는 에이스처럼 대리점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2019년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바꿨다. 이때부터 매출도 도매가가 아니라 소매가로 집계 기준이 바뀌었다. 현재 매장 수는 140여 곳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