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요즘 발레도 배워요"…활기 잃은 노후 산단의 대변신

입력 2024-04-01 18:05
수정 2024-04-09 16:00
“포인! 플렉스!”(발등을 펴고 당기는 발레의 동작)

1일 찾은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복합문화센터 1층의 유아발레반(사진)은 수업 전 준비운동을 하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아이를 맡긴 산단 근로자는 “지난해 10월 문화센터가 문을 연 뒤 멀리 떨어진 남악신도시에 가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할 수 있어 근무 만족도까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불산단의 복합문화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위탁해 추진 중인 ‘산리단길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노후 산단의 작업 및 거주 환경을 개선해 청년과 외국인 인력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산단공은 휴·폐업 공장을 재개발·재건축해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거나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불산단은 거주 여건이 열악해 극심한 인력난을 겪어온 곳이다. 현장에선 복합문화센터 개소 이후 인력 충원에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주중 저녁 세 개 반 120여 명으로 진행되는 한국어 교실은 산단 내 외국인 근로자로 만원이다. 한 조선 기자재 업체 대표는 “문화센터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작업 지시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사업장 안전도 그만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단공은 산리단길 프로젝트에 따라 102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노후 공장 청년 친화 리뉴얼, 아름다운 거리 조성 등 213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단의 환경이 개선되자 입주하는 창업기업도 늘었다.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 휴·폐업 공장 2개 동을 리모델링하고 지원동 1개를 신축해 조성한 ‘리팩토리군산’ 건물에는 7개 창업기업을 포함해 16개 중소기업이 입주했다.

입주기업 코솔러스의 김성현 대표는 “체력단련장 등 편의시설 덕에 청년 근로자 채용도 늘었다”고 했다. 산리단길 프로젝트에 민간 투자를 결합한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 규모도 올해 1조2000억원(정부 예산 2766억원, 민간 투자 9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가량 늘어 노후 산단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산업단지를 청년이 꿈을 펼치고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한국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