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농산물 유통구조 간 서로 경쟁하는 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과 수입 가능성에 대해선 “정해진 검역 절차에 따라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최 부총리는 1일 오후 대구 군위군 사과 산지를 찾아 사과 생육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서 최 부총리는 단순히 유통단계를 짧게 줄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여러 유통 구조간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과거엔 산지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활성화에만 집중했지만, 이 같은 방법은 품목이나 소매상별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부총리는 “농산물을 농가별로 출하하면 배송 물류가 많이 들지만, 농협이든 영농법인이든 출하 단계별로 조직체가 있으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지금은 전남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전남에서 주문해도, 농산물이 서울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며 “온라인으로 도매거래를 하고 계약 체결을 하면 이 같은 단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재부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어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온라인 도매 시장을 활성화하고 참여자들을 다양화하는 것이 기재부와 농식품부의 공통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과 수입 가능성을 묻는 말엔 “검역 절차에 따라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사과를 수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사과 수급 조절을 위해 정부가 직접 사과를 비축하는 방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대신 공급 단계에서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 보관하는 식으로 출하 시기를 조절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수입이 자유로운 품목은 정부가 비축할 수 있지만 사과는 그렇지 않다”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활용해 공급단계별로 물량을 보관하거나, 계약재배로 출하 시기를 조절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요청한 부가가치세 인하에 대해선 “검토 요청이 온 만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가 내세운 건전재정 기조와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여당과 야당 모두 여러 말씀을 주셨다”며 “재원 범위 안에서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인지 나중에 모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