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은행, ELS사태 계기로 책무구조도 잘 준비해야"

입력 2024-04-01 14:57
수정 2024-04-01 15:02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7월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의 실질적 방치 대책이 될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정동 달개비컨퍼런스하우스에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대표한 광주은행 등 6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ELS 사태는 소비자보호 제도 자체의 보완 필요성 외에 은행들의 영업행태와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 시행과 관련,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번 ELS 사태 상황을 가정해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생각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 책무구조도가 있다고 가정했음에도 ELS 사태가 동일하게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 그 책무구조도의 실효성에는 물음표를 붙여야 할 것"이라며 "책무구조도가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통제 문제의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금융사가 스스로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도식화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사는 임원 직책별 책무의 구체적 내용을 적은 책무기술서와 함께 책무구조도를 마련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지속적인 금융사고와 감동없는 수익 창출로 국민의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저하돼 왔다"면서 "은행산업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때까지 경쟁 촉진을 통한 변화와 혁신 유도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은 앞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제도 개선사항이 은행 조직 전체에 잘 정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