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와 푸조 자동차를 수입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가격 정책 안정화에 나선다. 수입차의 고질적 문제인 '고무줄 가격'을 없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1일 서울 정릉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취임한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사진)이 발표자로 첫 공식 석상에 나섰다.
방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 축소에도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성장할 기회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시장 점유율 73%를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하고 제네시스도 성공을 거두면서 수입차는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입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산차 가격 상향 평준화로 수입차 문턱이 낮아진데다 소비자 취향은 더 세분화되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소비자 갈증을 지프와 푸조가 풀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올해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핵심 과제는 가격 안정화다. 방 사장은 "잦은 판매가 변동과 들쑥날쑥한 할인 프로모션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딜러의 출혈 경쟁을 방지하고 중고차 잔가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덜기 위한 전용 금융 상품도 이달부터 내놓는다. 무이자할부 상품부터 연 1~4% 저금리 할부 금융도 준비 중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를 위해 앞서 우리금융캐피탈과 전속금융 계약을 맺었다.
지프와 푸조 모든 차종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통합 전시장도 확대한다. 올해 원주와 광주에 새로 오픈하는 데 이어 2026년까지 전국 총 9개 전시장과 10개 서비스센터를 브랜드 하우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방 사장은 "올해는 판매량 확대보다 고객 접점을 늘리고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프는 올 하반기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어벤저'를 출시한다. 대형 SUV에 치우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할 수 있다.
푸조도 주력 모델인 308의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푸조는 당초 올해 순수전기차 e-208과 e-2008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일단 보류했다. 전기차 판매 둔화와 국내 보조금 축소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방 사장은 "국내 시장과 소비자 기대 등을 고려했을 때 하이브리드에 우선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