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은행 79개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0%를 넘은 곳이 4분의 1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저축은행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 1년 새 네 배 가까이 급등했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한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0%를 초과한 저축은행은 21곳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석 달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2022년에는 이 비율이 10%를 웃돈 저축은행이 네 곳에 불과했다. 전체 저축은행 업권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7.7%로 전년 대비 3.6%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PF 연체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말 6.2%를 기록했다. 1년 전 1.6%에서 네 배 가까이로 뛰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저축은행 79곳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평균 6.9%였다. 전체 업권 연체율이 더 높다는 것은 그만큼 중소형 저축은행의 사정이 나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4월 중순께 올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이 나오면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