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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밀려 추락하던 애플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지난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대 상승했다가 다음날 1.06% 내린 171.48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이 오는 6월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AI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WWDC는 전 세계 개발자들을 초청해 애플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통해 9~10월 공개할 최신 아이폰에 담길 새 기능을 발표하는 행사다.
시장에선 애플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함께 주가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10.9% 하락했다. 이 기간 나스닥100지수가 8.4% 오르는 동안 내리막을 탄 것이다.
애플이 상승 랠리에서 소외된 배경엔 중국과 AI가 있다. 애플은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약 20%를 중국에 의존한다. AI 경쟁에서 밀려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애플은 그간 상대적으로 AI 투자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올해 초 AI 시장의 승기를 잡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애플이 AI 시장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년간 공들인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접고 관련 인력을 AI 부서로 이동시키는 등 AI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아이폰 점유율이 쉽사리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아이폰 보유자 중 상당수가 구형을 쓰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몇 년 내에 강력한 갱신 주기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매그니피센트7’(M7) 중 애플이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많이 오른 빅테크와 비교하면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 목표주가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200.53달러다. 향후 12개월간 16.9%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9.9%), 아마존(14.3%), 알파벳(8.8%), MS(10.8%)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 엔비디아와 메타의 상승 여력은 각각 5.8%, 6.1%에 불과하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