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국세 수입이 58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8000억원 늘어났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현재 세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음 달 법인세 수입이 올해 세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000억원 증가한 12조1000억원이었다. 환급 감소로 부가가치세 수입이 1조4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원천분 증가로 법인세 수입도 2000억원 늘어났다. 증권거래세 수입도 거래대금이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000억원 더 걷혔다.
반면 소득세 수입은 1년 전보다 9000억원 감소했다. 주요 기업들의 성과급이 줄어들면서 근로소득세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2022년 1.83%에서 2023년 1월 4.15%로 상승하는 등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상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관세는 수입액이 줄어들면서 작년 2월보다 1000억원 덜 걷혔다. 수입액은 지난해 2월 553억8000만달러에서 지난달 481억1000만달러로 13.1% 줄었다.
지난달까지 누계 국세 수입은 58조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정부의 세수 목표치 대비 징수 실적을 보여주는 ‘진도율’은 15.8%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보다 2.3%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1~2월 누계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역대 최대폭인 15조7000억원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부문별로 보면 소득세 수입이 3000억원 감소했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수입은 각각 1000억원과 3조7000억원씩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도 200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한 증권거래대금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10조원이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784조6000억원으로 53.9% 늘었다.
올해 세수 실적은 다음 달 법인세 수입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인세는 통상 1년 치 세금의 절반을 8월에 납부하고, 이듬해 3월에 나머지 절반을 낸다. 지난해 세수 결손액(56조4000억원) 가운데 법인세 부족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43.6%(24조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세수 실적에서 법인세 수입이 끼치는 영향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90% 이상이 3월에 법인세를 납부하는 만큼 올해 세수 결손 여부는 다음 달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