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식품 제조사와 유통사 간 관계에선 유통사가 ‘갑’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다르다. 라면, 빵, 간편식 등 압도적인 제품력을 갖춘 식품 제조의 ‘절대 강자’다. 두 회사가 굳이 유통사와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농심과 CJ제일제당이 편의점업계와 손을 잡았다. CU, GS25와 함께 ‘짜파게티 도시락’ ‘스팸 빵’ 등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유통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온 편의점들이 식품 제조사에 매력적인 채널이 됐다는 분석이다.
CU는 농심과 손잡고 ‘짜파게티 간편식 시리즈’(사진)를 출시한다고 28일 발표했다. 농심이 유통업체와 협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짜파게티 소스를 활용한 도시락, 김밥, 햄버거 등 6종을 새로 선보인다.
CU는 최근 CJ제일제당과도 협업해 비비고, 햇반, 백설, 맛밤 등을 활용한 냉장빵을 내놨다. GS25도 최근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맥스봉 소시지빵, 고메 함박스테이크가 들어간 고메함박 브래드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 초 스팸을 담은 빵을 출시한다.
편의점과 제조사 간 협업은 둘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제조사는 촘촘한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편의점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CU, GS25는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GS25의 지난해 매출은 8조2457억원으로 CU(8조1317억원)를 앞섰지만 점포 수로는 CU가 1위였다. 지난해 말 기준 CU 점포 수는 1만7762개, GS25는 1만7390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