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맹추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당 대표 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 후보가 전국을 돌 때 원 후보가 격차를 좁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자신의 일정 절반을 지역구와 인천에 투자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5~26일 인천 계양을 유권자 501명에게 지지하는 총선 후보를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47.2%, 원 후보 43.6%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안으로,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최근 공표된 계양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원 후보가 이 후보를 바짝 쫓는 양상이 포착된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48%, 원 후보 40%였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 의뢰로 지난 19~20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46%, 원 후보 40%,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25~26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 후보 46%, 원 후보 42%였다. 같은 조사 기관의 결과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8%포인트→6%포인트→4%포인트로,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흐름이다. 한국갤럽 실시 조사는 모두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 두 달 전만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였다. 리서치앤리서치·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지난 1월 30~31일 실시한 조사(일대일 전화면접조사 69%·무선 ARS 전화조사 31%)에서 이 후보 48%, 원 후보 32%로, 16%포인트에 달하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밖 차이가 났다.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 의뢰로 지난 2월 1~2일 진행한 조사(무선 ARS 전화조사)에서는 이 후보 50.7%, 원 후보 34.3%로 16.4%포인트 격차였다. 마찬가지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밖이다.
이런 추격 양상은 전국 선거를 지휘하는 이 후보가 원 후보에 비해 지역구에 공을 들이지 못하면서 그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뉴스핌에 "이 후보가 계속 전국을 누비다 보니 지역구에서 지지층에 대한 기반을 확실히 다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초반에 비해 원 후보가 격차를 좁히는 흐름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여기에 총선 전날까지 잡혀 있는 '대장동 재판'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계양을에서 맹추격 및 초접전 양상이 잇따라 포착되는 가운데,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이날, 공식 일정 10개 중 4개를 계양을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는 이날 오전 계양역 개찰구 앞 출근 인사, 계양구 유세차 순회를, 오후에는 계양구 유세차 순회, 계양구 도보 거리 인사 등 4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인천 부평에서 열리는 인천시당 총선 출정식도 참석한다.
이 후보는 이 일정을 페이스북에 알리면서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고 남은 시간 온 힘을 다해 주권자를 만나겠다. 국민이 잠시 맡긴 권력으로 국민을 능멸한 무도한 정권,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했다. 원 후보 측 관계자는 "2년 동안 나 몰라라 하다가, 인제 와서 벼락치기 한다고 성적이 오르겠냐"며 "원 후보는 처음부터 성실하고 정직하게 주민들과 만나왔다. 당선 이후에도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