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가 자체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포털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만큼 활로를 찾겠다는 의도다. 네이트는 국내 포털 최초로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를 앞세운 데 이어 네이버·다음이 뛰어든 숏폼 사업에서도 돌파구를 찾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트는 최근 국내 포털 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 통계에선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는 처지다.
네이트 운영사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 같은 부진 탈출을 위해 AI에 주목하고 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이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면서 SK컴즈도 자사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로 SK컴즈는 지난해 5월 국내 포털 업계 최초로 대화형 AI 서비스 'AI챗'을 선보였다.
AI챗은 오픈AI가 만든 챗GPT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주제나 관심사에 관한 정보를 자연스러운 대화 형태로 제공한다. 챗GPT를 사용할 때처럼 정보 검색뿐 아니라 이미지 생성이나 번역, 이메일·보고서·홍보문구 작성 등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다.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영문 기반 챗GPT보다 사용자환경(UI) 측면에서 편리하다는 평도 나온다. 다만 챗GPT를 빌려쓴 서비스인 만큼 경쟁력 강화에는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원천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과 대조된다.
SK컴즈는 국내 최신 정보를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챗GPT의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뉴스 관련 질문의 경우 네이트 최근 기사 데이터를 참고해 정보를 제공한다. 날씨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공공데이터 포털 내 실시간 데이터를 토대로 답변을 제시한다. 재미·흥미 관련 질문이 들어올 땐 네이트판 '명예의전당 톱(TOP)3'를 활용해 볼거리를 내놓기도 한다.
AI챗 이용자들은 그동안 주로 추천(여행·식당·병원 등 일상생활 관련), 방법 확인(자기계발·경로검색·재테크 등), 언어 번역, 작성(보고서·지원동기 등) 등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I챗은 시범 도입 이후 이용자 수, 1인당 질문 건수 모두 증가해왔다. 직장인 이용자 비중이 큰 메신저 네이트온에 AI챗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이용자를 꾸준히 끌어모은 결과다.
SK컴즈는 앞서 네이트온 1대 1 대화방, 단체대화방에서도 AI챗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네이트온 전체 이용자 가운데 10%가 AI챗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컴즈는 네이트에서 서비스 중인 이미지 생성, 메일에서 선보인 글작성 기술 등을 고도화한 것 외에도 추가 기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컴즈 관계자는 "네이트온에서 협업이 쉬워질 수 있게 다양한 AI 기술을 추가 도입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와 별개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SK컴즈 또한 국내 주요 포털이 뛰어든 숏폼 서비스에 관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 일정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