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잃은 소방관, 기부 내역 보다 '깜짝'…"이지혜 1000만원 쾌척"

입력 2024-03-27 17:19
수정 2024-03-27 17:29

한 소방관이 방송인 이지혜가 순직한 소방관 동료를 위해 1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을 알리며 감사함을 표했다.

27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밉지않은 관종언니의 선행을 공유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글은 현재 조회수 10만회를 훌쩍 넘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소방관 A씨는 "지난해 12월 1일 제주에서 임성철 소방장이 순직한 사고가 있었다"며 "이후 많은 국민 여러분이 함께 애도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늘 순직자 유족 지원 결과 문서를 봤는데, 각 시도별 동료분들도 많은 기부를 해주셨고, 여러 단체와 개인, 기업에서도 기부를 해주셨다"며 "그런데 '밉지않은 관종언니'라는 이름의 내역을 확인했고, 검색하니 이지혜 님의 유튜브 채널명이었다"고 했다.


이어 "참 정이 가고 익히 보살로 알려진 분이라 친근해서 더 감동했다"고 했다. 그가 공개한 '제주 동부소방서 고(故) 임성철 소방교 유족 조의금' 명단을 보면, 하단부에 이지혜가 유튜브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 이름으로 1000만원을 기부한 내역이 담겨있다.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이었던 임성철 소방교는 지난해 12월 1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다 무너진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당시 임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불을 끄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이지혜님 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개인으로, 단체로 위로를 동참해주신 분들 덕분에, 죽음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예상되더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에서 임무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동료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고를 겪어 나 자신도 앞으로의 현장 활동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선행으로 잡다한 고민은 사라지고 할 일을 해야겠다는 명확한 신념이 생겼다"며 "고맙다. 이지혜님 앞으로 평생 팬이다"라고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실제로 앞서 지난해 12월 12일 이지혜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얻은 3개월간의 수익이 약 3600만원이라고 공개하며, 여기에 개인 돈을 보태 총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상 자료를 보면, 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대한소방공제회 등 총 5곳에 1000만원씩 기부했다.

당시 이지혜는 "죽음의 위기에서 생명을 구해주시는 소방관 선생님들이 정말 고생하신다"라며 "본인의 생명을 걸고 구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너무 존경스럽다.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