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를 위한 혁신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대출 갈아타기'를 주도한 공무원들에게 정부가 파격적인 포상을 시행했다. 적정한 성과 보상을 위해 '기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성과를 고려해 정책담당자에게 승진, 해외유학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금융위는 중소금융과장으로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담당했던 이진수 행정인사과장(행정고시 45회)와 오화세 금융소비자정책과장(45회)을 26일자로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 과장은 이날 인사과장으로 보임했다.
부이사관은 금융위에서 국장이나 주무 과장급이다. 인사 적체가 심한 금융위에선 44회 중에서도 상당수가 아직 서기관에 머물러 있다. 45회 중에선 지난해 베이징대사관 금융부문 참사관(금융관)으로 부임하면서 외교부 직제에 맞춰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김종훈 금융관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부이사관 승진이다. '기수파괴' 사례로 꼽힌다.
금융위는 현 신장수 중소금융과장(46회)을 향후 승진 인사 시에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또 담당 실무자인 박종혁 사무관에게는 해외유학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 사무관은 입부 5년차로, 통상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유학 기회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파격적 인사로 평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정과제의 이행 동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갈아타기 서비스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달 25일까지의 성과를 보면, 지난해 5월 31일 시작된 신용대출 갈아타기는 300일 동안 14만4320명의 차주가 3조3851억원의 대출을 이동해 평균 금리가 약 1.58%포인트 하락했다.
올 1월 9일 개시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는 총 1만6909명이 3조1274억원의 대출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는 평균 약 1.52%포인트 낮아졌다.
1월 31일 개시한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총 5351명이 9206억원 규모의 대출을 이동했다. 평균 금리는 약 1.37%p 하락했다. 세 서비스를 합하면 누적 16만6580명이 총 7조4331억원의 대출을 낮은 금리로 이동했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차주 명의로 소유권 등기가 이뤄지고 기존 대출 금융사의 근저당권 설정이 완료된 아파트 잔금대출도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올해 9월부터는 KB시세, 한국부동산원 시세 등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을 담보로 한 대출도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전세대출은 현재 전체 임대차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만 갈아탈 수 있었지만, 6월부터는 임대차 기간 종료 6개월 전까지 신청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다 많은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운영시간은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에서 6월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확대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관련 참여기관 및 이용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이자 부담 절감이라는 목표를 위해 금융권 등 참여기관이 다 같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