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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미국 주식을 덜어내고 유럽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럽 주식이 저렴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로이터는 모건스탠리 데이터를 인용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유럽 주식 비중은 2023년 말 17% 미만에서 현재 약 19%로 늘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1월 중순 이후 범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600지수가 상승하면서 헤지펀드들이 거래일의 70%가량 동안 유럽 주식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지난 1월 17일 467.71에서 이날 509.86으로 2개월 만에 9% 올랐다.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팀은 “유럽 증시가 미국을 따라잡을 여지가 있다”며 “두 지역 시장 간 차이가 역사적으로 가장 큰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유럽 주식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에 따르면 S&P500은 순이익 추정치의 21배에 거래되는 반면 유럽 주식은 14배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유럽에서 가장 선호하는 투자업종은 정보기술(IT) 서비스, 반도체, 전기장비, 생명과학 도구 및 서비스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그래놀라즈(GRANOLAS)’다. 유럽 증시를 선도하는 11개 우량주를 일컫는 용어로 스위스 제약사 로슈,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등이다. 그래놀라즈는 10년 전만 해도 유로스톡스600 전체 시가총액의 약 15%를 차지했지만 현재 약 25%까지 비중이 커졌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유로스톡스600의 연말 목표지수를 510에서 540으로 상향 조정했다. 릴리아 페이타빈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경제 성장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6월에 금리가 인하되면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