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미국 신약 1호’ 짐펜트라 영업을 위해 상반기에 현지 병원 2800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초기 (짐펜트라)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며 “올해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는 서 회장의 부재로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의장 자격으로 처음 이끌었다. 최근 출시된 짐펜트라 영업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서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깜짝 등장했다. 서 회장은 “미국 내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 처방 병원 2800곳의 의료진 7500명을 상반기 내 만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짐펜트라는 IBD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의 세계 유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기존 정맥주사(IV) 형태와 달리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자가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셀트리온의 올해 짐펜트라 매출 목표는 6000억원, 내년은 1조원이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는 “미국 환자의 80%를 맡은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B)와 협상하고 있는데, 한 곳과는 오는 5~6월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큰 판로가 뚫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램시마IV, 트룩시마, 허쥬마 등 3종의 올해 예상 매출이 1조6000억원 수준이며 램시마SC를 합치면 2조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짐펜트라를 비롯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매 증가에 따라 생산능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3공장은 오는 11월쯤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미국 내 공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주총에선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이 올라와 일부 주주가 반발하기도 했다. 셀트리온 지분 5.27%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안건이었다. 하지만 서 대표가 진화에 나서며 합의를 이끌어냈다. 서 대표는 “올해는 120억원으로 제한해 집행하겠다”며 주주를 설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