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이루(41·본명 조성현)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 2-2부(부장판사 정문성·이순형·이주현)는 이날 오전 10시께 범인도피 방조와 음주운전 방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과속 등 총 4개 혐의로 기소된 이루에 대해 검찰 측 항소를 기각, 원심의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유지했다.
앞서 검찰은 이루가 초범이지만 단기간 반복 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1년과 벌금 1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1심의 양형 조건에서 특별히 변화하거나 변동된 것이 없고,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 양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은색 수트 차림으로 법원에 들어선 이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선고 후에는 취재진을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법원을 떠났다.
이루는 2022년 9월 5일 음주 운전하다 적발되자 동승자인 여성 프로골퍼 A씨와 말을 맞춰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운전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음주운전 혐의는 부인했고, A씨 역시 자신이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루가 A씨의 음주운전 바꿔치기 제안에 동조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이루는 같은 해 12월 19일 오후 11시 25분께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직접 몰고 가다가, 서울 강변북로 구리 방향 한남대교와 동호대교 부근에서 우측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도 있다. 사고 직후 경찰이 측정한 이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