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강북을 전략공천에 준비된 사람은 한민수 대변인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북을은 정봉주 전 후보의 과거 '목발 경품' 막말 논란과 조수진 전 후보의 '성범죄자 변호' 등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총선 후보자가 두 번이나 교체된 지역구다. 민주당은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지난 22일 한민수 대변인을 부랴부랴 '벼락공천'하는 촌극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강북을은 정봉주 전 후보가 탈락했을 때 원래 순서대로 한다면 다음 경선 후보는 원래 한민수 후보였다"면서도 "다만 한민수 후보를 경선 대상으로 택했다면 '(외부에서) 친명(친이재명)에 기회를 줬다'고 할까 봐 배제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 후보는 어떻게 보면 '계속 역차별'을 당했던 것"이라며 "(조수진 전 후보까지 사퇴했을 때) 마지막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서류 준비된 사람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고 새로운 인물은 한민수 후보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 후보는 제가 영입한 사람도 아니고 당의 일을 열심히 한 사람으로 '친명'이 아니라 '친당' 인사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강북을 전략공천 대상으로 정 전 후보, 조 전 후보와 현역 하위 10% 평가에 따라 경선 30% 감산 페널티로 계속 경선을 치른 박용진 의원은 배제했다. 이 대표는 "제가 한 후보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가슴이 아팠는데 (전략공천으로) 빚을 갚게 됐다"며 "(한 후보를) 꼭 당선시켜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비상 징계 권한으로 공천을 취소하고 제명한 이영선 전 세종갑 후보를 두고선 "정말 안타깝다"라고도 했다. 이영선 전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건물 가액 38억원과 임차 보증금, 금융권 대출 등 37억원의 채무를 신고해 부동산 갭 투기 의혹받는다. 그런데 이 전 후보는 당엔 재산 내역 대부분을 신고하지 않고 공천받으며 허위 신고 논란까지 겹쳤다.
세종갑은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지역구다. 이 대표는 "한 석으로 국회의 우열이 결판나기도 하지 않나"라면서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국민께서 느끼는 실망감, 당에 대한 기만행위 이게 결국 더 큰 손실 줄 수 있다는 생각 들었다"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1석을 포기하면 실제로는 2석을 잃는 효과가 있지 않나. 정말 치명적"이라면서 "국민께서 그 이상을 보상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공천이 '혁신 공천'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현역 의원이 교체된 사례는 69명이고, 그중에 41명이 경선으로 교체됐다"며 "권리당원과 국민들이 제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기대 이상의 '혁명'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교체율이 40%를 넘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새 인물이 총선에서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4월 총선 판세 분석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이 대표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금도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1석, 1표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1당이 되거나 과반을 차지해 입법권까지 좌지우지하게 되면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