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1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개월만에 반등했다. 1년 후 물가상승률이 2%에 수렴할 것이란 한국은행의 전망과 달리 과일 값 폭등 등을 체감하는 소비자들은 물가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3.3%에서 3.4%로 오른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2월 3.2%, 1월 3.0% 등으로 하락세였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한 것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다시 3% 위로 올라가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난 것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1월 2.8%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사과를 중심으로 농산물 물가 불안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기대인플레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체감 물가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줬다"며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상반기 동결 기조를 유지한 공공요금이 하반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같이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한 95로 집계됐다. 최근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00을 넘지는 않았다. 이 지수는 1년 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크면 100을 밑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2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이하라는 것은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의 비중이 컸다는 의미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점인 100은 웃돌았지만 1~2월에 비해 지수가 큰폭으로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2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111)과 향후경기전망(80)을 제외한 4개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