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미래를 바꿀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과 남부 거대경제권의 신호탄이 된 달빛철도특별법이 2023년 4월과 올해 1월 25일 국회를 각각 통과했다. 2030년 대구경북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대구의 대변신이 6년 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두 개의 특별법을 5선 국회의원의 경험과 정치력으로 돌파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끄는 대구시정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경북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되면서 대구의 영토가 크게 확장됐다.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신공항(군위)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에어시티, K2 후적지를 중심으로 한 두바이식 NEW K2의 미래 성장 공간과 계획이 발표됐다. 경제와 산업현장도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대구 근교의 포도밭에 불과했던 수성알파시티(97만㎡)는 한강 이남 최대의 디지털 거점으로 변했다. 이곳은 2019년 44개 기업, 총매출이 822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243개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국가디지털혁신지구(ABB 산업)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홍 시장이 대대적인 채무 상환에 나서면서도 미래를 위해 투자를 늘린 ABB(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신산업의 거점이다.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추진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지난해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14년 만에 유치에 성공한 대구제2국가산단은 미래 모빌리티와 빅데이터, AI 등 스마트기술 국가산단으로 조성된다. 대구 동쪽은 수성알파시티의 ABB, 서남쪽은 대구국가산단과 대구국가로봇테스트 필드의 모빌리티와 K로봇의 거점으로 부상했다. 미래 5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홍준표 호 경제가 역동하는 현장이다. 국립미술관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문화예술 허브) 등 문화예술 허브 조성, 대구도서관 등 매력 있는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도약도 기대된다.
2022년 7월 대구시장으로 취임한 홍 시장이 1년8개월간 바꾼 대구는 그가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토 균형발전과 대한민국 산업재편을 위한 집념의 여정이었다.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과 치밀한 전략하에 기획한 거대 현안을 발로 뛰며 개척했다는 평가다.
홍 시장은 2022년 7월 5일 취임 5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홍 시장은 대한민국 산업재편과 대기업 투자유치를 묻는 한국경제신문의 질문에 12분을 할애하며 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홍 시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의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9개월 만인 2023년 4월 13일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을 약속대로 통과시켰다. 홍 시장은 취임 후 20개월 후인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큰일은 이제 다했다”며 “콘텐츠를 채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중심으로 민선 8기, 1년8개월을 돌아봤다.
홍 시장 취임 일성, “대한민국 산업재편을 위해 제대로 된 국제공항 필수”“1960~1980년대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고속도로였다. 이제는 고속도로 시대가 지나갔다. 대구와 광주는 내륙이다. 내륙도시가 발전하려면 하늘길을 열어야 한다. 중국 쓰촨성 청두는 2000년대 초까지 가장 낙후된 도시였다. 선전이 개인소득 1만달러일 때 1000달러도 안 됐다. 청두가 국제공항을 만들고 투자유치를 시작하면서 첨단산업의 메카가 됐다. 대구가 발전하려면 하늘길을 열어야 하고 관문 공항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항공 물류의 98%를 인천공항이 독점하고 있다. 활주로를 2개 더 짓겠다고 하는 데 반대한다. 그러면 지방이 소멸한다. 충청도와 대구·경북 합해 TK공항, 광주와 전남·북은 무안공항, 부울경 합쳐 가덕도신공항, 서울·경기·인천은 인천공항 등 4곳으로 나눠 발전하면 지역 균형발전이 자동으로 되고 대기업도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지금 이 상태로는 대기업을 유치할 수 없다. 대구에 제일모직이 떠나고 제대로 된 대기업을 유치한 적이 없다. 공기업의 지방 이전에만 목을 맬 게 아니고 하늘길을 열고, 땅값이 싸고 인력 풍부하고 교육 문화 여건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중앙의 기업들이 스스로 오도록 해줘야 한다.” (2022년 7월 5일) 대구공항 “커퓨 타임 없는 공항으로”“대구경북신공항의 민간공항은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공항으로 만들 계획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두바이공항은 커퓨 타임이 없다.” (2023년 4월 11일) K2 후적지 ”24시간 잠들지 않는 글로벌 수변도시로““현 K2와 대구공항이 옮겨간 후적지를 두바이와 싱가포르의 장점을 흡수한 24시간 잠들지 않는 글로벌 수변도시로 만들겠다.” (2023년 4월 11일)
“두바이가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것은 규제를 풀고 외자를 유치해서다. 규제를 어떻게 풀고, 투자 유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집중할 것이다.” (2023년 5월 30일) 대구수성알파시티, 디지털 혁신거점 선정“작년 8월 31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과 2030년까지 2조2000억원 규모 공동사업을 기획해 투자하기로 한 것을 하나하나 실천해가고 있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과기정통부발 기사가 많이 나올 것이다.” (2023년 5월 30일) 대구경북신공항 SPC 구성“SPC가 구성되면 건설은 큰 장애가 없을 것이다. 어려웠던 게 신공항특별법과 달빛철도법인데 호남의 물류를 이쪽으로 얻어내려고 한 것이다. 이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고 힘들었는데 그것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실질적으로 공항 건설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2023년 11월 21일) 대구의 미래산업 거점이 될 군위 편입“대구시에 땅을 넓힌 시장이 됐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군위가 들어왔는데, 군위 군수에 따르면 군위군에 쓸 만한 땅이 5000만 평이라고 한다. 그 땅을 대구가 다시 한번 일어서는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것은 오롯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대구가 군위를 품은 것은 경상북도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것이지만 대구시로서는 엄청난 기회일 수 있다. 제일 중요한 신공항특별법과 군위 편입이 큰 과제였는데 다 정리됐다.” (2023년 7월 3일) 달빛철도 고속철도“고속전철이 설치 비용이 많이 드니까 고속화 전철로 해도 시속 200㎞ 이상 나온다. 광주에서 대구가 1시간밖에 안 걸린다. 고속화 전철로 해도 무방하다. 대신 복선으로 해야 한다.” (2023년 11월 21일)
“서울 중심이 아니라 광주와 대구를 잇는 동서 횡단철도는 달빛철도가 처음이다. 달빛고속도로의 통행량이 적다고 달빛철도 통행량도 적을 것이라는 말은 난센스다. TK신공항이 있다. 500만 명의 호남분이 인천까지 가려면 얼마나 힘드나. 한 시간만 전철 타고 대구 오면 세계로 나갈 길이 열리는데 여객이든 물류든 인천까지 갈 이유가 없다. 여객과 물류가 동시에 교류되는 기회가 TK신공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23년 12월 27일) 대구의 미래를 위한 기반이 갖춰지고 있지만 콘텐츠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사실 콘텐츠 채우는 거는 어렵지 않다. 지금 대기업에서 대구를 주목하고 있는 데가 많다. 처음 군위가 편입되고 난 뒤 군위에 몇천만 평의 산업단지를 만들고 남부권 거대 경제권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모두 의아해했지만, 가시화하고 있다. 산단 개발에 원형지 개발을 도입해보겠다. 현대, 삼성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곳은 100년간 1달러로 땅을 빌려주고 거기에 법인세를 10년간 유예한다.” (2023년 12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민생토론회 대구 현안“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 임기 중 해야 할 현안이 다 정리됐다. 이제 절차만 남았다. 도시행정의 기본은 현상 유지다. 서울 같은 경우 모든 게 갖춰져 있어 도시 전체를 바꿀 일이 없다. 대구는 현상 유지로는 아무 희망이 없다. 그래서 1년 반 동안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다 뒤집어엎고 바꾼 것이다. 4일 대구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께서 다 해주신다고 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은 내용물을 채우는 데 집중하겠다.” (2024년 3월 5일)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