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주세요"…中 판매 부진에 상하이 달려간 팀 쿡

입력 2024-03-22 15:40
수정 2024-03-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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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중국 최대 규모 애플스토어 징안점 개장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를 찾았다. 1년여 만에 세 번째 중국 방문이다. 올해 중국 내 아이폰 판매 실적이 둔화하자 쿡 CEO가 직접 나서서 홍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디어드레 오브라이언 애플 수석 부사장과 동행한 쿡CEO는 이날 매장에서 어떤 공개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공식 개점 시간인 7시 이전부터 수백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고, 일부는 쿡 CEO와 기념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징안점에 1160만달러(약 155억2000만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규모로는 중국 및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전 세계에서는 뉴욕 5번가 매장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상하이는 애플의 중국 판매 거점 지역으로 꼽힌다. 징안점을 포함해 애플 매장은 중국 본토에 총 47개가 있는데, 그 중 8개가 상하이에 있을 정도다. 쿡 CEO는 지난 20일 중국 SNS인 웨이보에 "상하이 눙하오"라며 "저는 이 놀라운 도시에 다시 오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눙하오'는 상하이 방언으로 '안녕하세요(니하오)'다. 이어 중국식 아침 식사를 즐기고 중국 유명 배우 정카이와 함께 상하이 와이탄 해안가를 따라 산책했다고도 공개했다.

쿡 CEO는 최근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실적이 부진해지자 징안점 개점에 맞춰 방중 일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렌즈테크놀로지 등 주요 협력사 CEO들을 만나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상하이 일정을 마친 쿡 CEO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중국개발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포럼은 애플, 스타벅스, 화이자 등 유명 기업 CEO와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애플은 올해 들어서만 최소 두 번 이상 중국 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내리는 등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7.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내 '애국주의 소비 열풍'이 불면서 아이폰 판매가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 감소 폭인 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