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대 명품시계, 짝퉁으로 바꿔치기하더니…징역行

입력 2024-03-22 10:39
수정 2024-03-22 10:39


시가 40억원에 달하는 명품 시계를 '짝퉁'으로 바꿔치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특수절도 및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지난 18일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서 4년의 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9일 서울 강남구 B씨의 매장에서 태국인 시계 판매상 D씨를 만나 스위스 최고급 시계인 '리차드 밀' 총 6점(시가 39억6000여만원)을 사들이는 척하면서 미리 준비한 가짜 시계와 바꿔치기해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3점은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위해 제작된 모델로, 1점당 시가가 8억2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기존에 있던 빚을 탕감해 주겠다"며 C씨를 포섭, 태국 국적의 시계 도매상 D씨에게 총 36억 상당의 리차드 밀 시계를 주문한 뒤 "한국에서 거래하자"며 그를 국내로 유인했다. 이후 또 다른 공범 2명을 모아 D씨가 가져온 리차드 밀 시계와 그의 휴대전화를 훔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이들은 B씨의 건물에서 "사진을 찍겠다"면서 D씨가 착용하고 있던 손목시계를 포함해 총 39억원 상당의 시계를 짝퉁으로 바꿔치기했고, D씨가 주의를 돌린 사이 그의 핸드폰까지도 절취했다.

A씨 등 일당의 범행을 알게 된 D씨가 항의하자, 이들은 되려 D씨를 "짝퉁 시계를 가져왔다"면서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겐 무고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재판 과정에서 서로에게 범행 책임을 떠넘겼던 이들에게 재판부는 전원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전 계획하에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A·B씨는 범행의 주된 책임을 C씨에게 전가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양형기준의 상한(5년6개월)을 이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 B씨는 징역 8년 판결에 불복해 최근 항소했다.

D씨 역시 A씨 일당에게 판매하기로 한 리차드 밀 시계를 밀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나 관세법 및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