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힘입어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764조5305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244조1699억원)의 34.07%를 차지했다. 올해 1월 11일(34.5%) 기록한 역대 최고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외국인 보유 주식이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초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도입을 예고한 후 주주환원 기대감에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해지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사에 주주환원책 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당국은 상장사가 효과적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배당 성향도 낮아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날(21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872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일(1조9344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과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650억원)와 SK하이닉스(3937억원), 삼성전자우(1436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52∼53% 수준이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각각 54.62%, 54.08%로 늘었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커지며 금융업종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63%에서 34.96%로 늘었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수세의 배경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정부의 추가 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은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최근 자사주 소각, 배당 관련 세제 혜택을 추가 발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