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물가'에 튀르키예 중앙은행, 기준금리 45%→50% 인상

입력 2024-03-22 08:14
수정 2024-03-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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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했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전국 지방 선거를 열흘 앞두고 나온 발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포인트 높여 기존 45%에서 50%로 조정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2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며 “물가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해 위원회는 정책 금리를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추세가 상당한 수준으로 하락하고 기대치가 예상 범위에 수렴할 때까지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올해 하반기에 물가상승 둔화세가 확립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 1월 25일에 금리를 2.5%포인트 올린 이후 2개월 만에 금리를 재차 높였다. 당시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필요한 긴축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당분간 정책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31일 지방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그전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가 치솟으면서 중앙은행은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다. 튀르키예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7%를 기록했다. 식품, 주거, 공과금 등 비용 상승으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진 데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중앙은행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튀르키예가 또 다른 긴축 사이클에 접어든 것은 아니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일회성 조정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정은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정치적으로 독립적임을 나타내며, 70%로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로 결심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런던 트라이엄 캐피털의 신흥국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키슬러는 “터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은 다가오는 선거 여부와 관계없이 (인플레이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금리 인상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