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온라인 공공 교육 플랫폼 ‘서울런’에서 공부한 취약계층의 60%가 올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수능에 응시한 1084명 중 34명(3.13%)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8월 도입한 서울런은 서울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중위소득 50% 이하 차상위계층 가구의 6~24세 자녀에게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와 1 대 1 멘토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런을 이용해 본 고교 3학년 이상 회원을 상대로 ‘서울런 이용자 진로·진학 실태조사’를 했다. 온라인과 전화로 총 1243명이 응답했는데, 이 중 1084명이 수능시험을 봤다고 했고 682명(63%)은 대학에 합격했다고 했다. 서울대(12명), 고려대(12명), 연세대(10명) 등 총 34명은 SKY 진학에 성공했다. 성균관대(5명) 서강대(4명) 서울교대(3명) 등에 진학한 이들도 상당수였다.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자가 87%였고,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겠다’는 의견도 95%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서울런을 운영한 결과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뒤 학교 성적이 ‘상’이 됐다는 응답은 15%에서 36%로 증가했다. ‘하’에 머물렀다는 응답은 33%에서 5%로 줄었다. 연구에 참여한 가구의 42%는 사교육비 지출이 월평균 25만6000원 감소했다.
S대 의대에 합격한 김모 학생은 “병원비 지출이 많아 학원비까지 쓸 여유가 없었는데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서울런 덕분에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런에 멘토로 참여한 한 대학생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강사의 강의가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페이스 메이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시는 올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집중지원반을 운영하는 등 서울런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집중지원반 학생에게는 연 5권까지 제공하던 교재비를 최대 30권까지 지원한다. 멘토링도 주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두 배로 늘린다. 퇴직 교원 등이 멘토로 나설 수 있도록 ‘4050 시니어 멘토링’을 올해부터 초등학생 회원을 대상으로 도입한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