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중 257명이 이번 임기 동안 평균 24.6일을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동숭동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국회 사무처·상임위와 열린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 중 제 21대 국회에 해당하는 부분을 분석했다.
제 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총 283건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316명 의원 중 257명(81.3%)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들이 총 6330일을 의정 활동을 명목으로 해외 혹은 비행기 안에서 보낸 것이다. 이 중 경비가 공개된 219건의 출장 경비를 분석한 결과 총 173억9628만원으로 출장 1건당 7944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국회의원들이 다녀온 출장 중 64건은 경비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출장은 국회 사무처 예산이 쓰인 해외 출장 중 2건,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간 출장62건이다. 서휘원 경실련 정책입법팀장은 "경비가 공개되지 않는 해외 출장은 통상적 범위 내에서 경비 지원과 심사가 이뤄졌는지 알기 어렵다"며 "특히 국회 예산 외 기타 해외 출장은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출장 자체가 공익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지출액이 가장 컸던 해외 출장에는 약 7억원의 경비가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 팀장은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도로 5번이나 5억을 상회하는 해외 출장 경비 집행이 이뤄졌는데 정상적인 의원 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경비 집행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 출장을 다녀온 일부 의원은 국회 본회의 또는 상임위 회의에 결석하고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장을 떠났던 257명 중 181명(70.4%)이 국회 본회의 또는 상임위 기간 결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인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라고 주요 임무를 저버리고 갈 정도로 중요한 해외 출장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날 해외 출장을 가장 많이 다녀온 의원 10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빈번하게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은 105일 동안 15회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 의장을 지난 인물이다.
경실련은 "박 의원이나 김진표 의원, 김영주 의원, 정진석 의원의 경우 국회의장 혹은 부의장을 역임해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10인 리스트에 오른 다른 의원인 양정숙(개혁신당), 이헌승(국민의힘) 의원 등 6명은 본회의나 상임위를 불출석하고 잦은 해외 출장을 떠나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또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심사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상 국외 활동을 하는 경우 성실히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해외 출장과 관련해서는 공정한 심사와 투명한 자료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